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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로의 시선] 공정에 대하여

@김태진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 입력 2021.11.30. 10:32


공정에 대한 이슈가 수 년 째 식지 않고 있다. 취업 시장이 얼어붙어있는 상황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다수의 청년들이 공정한 잣대의 적용을 외치는 건 너무 당연해보인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더 좋은 평가를 받아야 되는 건 비단 취업 시장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결국 대다수의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더 잘 사는 사회가 되길 원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일 수 있겠다.

필자 역시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이들이 더 잘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렇다면 아주 중요한 질문을 던져보아야 될 것 같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은 누굴 말하는 걸까? 열심히 산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인가?

높은 수능 점수를 받으면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럼 수능 점수가 낮은 모든 학생들은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취업을 위해 많은 스펙을 쌓은 취업준비생에게는 열심히 노력했다고 누구나 말 할 것이다. 그렇다면 스펙을 쌓지 못한 취업준비생에게는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바라보면 되는 건가?

'생계 걱정없이 과외를 받으며 좋은 수능 점수를 받은 고등학생', '생계를 위해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에 집중하지 못한 채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 '비싼 등록금과 고시원 월세 및 생활비를 위해 휴학을 반복하며 취업스펙 준비를 할 수 없는 대학생', '넉넉한 용돈을 받으며 수 십 가지 스펙을 쌓은 대학생'

여기 네 명의 학생이 있다. 과연 이들 중에 열심히 산 사람은 누구인가. 아니 열심히 살지 않은 사람은 누구인가. 언뜻 공정해보이지만 누군가에겐 공정할 수 없는 경쟁식 잣대(수능점수, 스펙 등)를 가지고 '열심히 산다'의 기준으로 두는 게 과연 공정한 것일까?

물론 높은 점수를 받고, 많은 스펙을 쌓은 이들 역시 그 노력들을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가는 만큼 열심히 산다는 것에 대해 적어도 지역 사회에서라도 좀 더 세세하게 들여다봐주는 배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기준들에 대해 논의하고 새로운 기준들을 만들려는 노력이 없는 한 지방이라 불리는 수도권 외 지역의 청소년, 청년들은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다. 경제상황이 넉넉하지 않은 이들은 다른 이들과 경쟁하는 것 자체를 포기해버릴 지도 모른다.

진짜 공정한 사회를 위해 열심히 산 사람들을 평가하는 기준에 대해 새롭게 논의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지역 사회가 해야 될 때이지 않을까? 지역 사회부터 그런 논의가 시작되길 기대해본다. 

김태진 ‘조금 다르게 살면 어때’ 저자 /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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