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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협박에 무고까지···광주 공무원 악성민원 피해 심각

입력 2021.05.04. 18:35
지난해 민원 위법행위 2천700여건
‘악질’ 반복민원도 160여건에 달해
공무원 보호 법정 장치 사실상 전무
이형석 의원, 공무원법 개정안 발의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지난해 남구 공무원 A씨는 기초수급자 혜택을 받고 있는 B씨에게 잦은 항의성 전화에 시달렸다. B씨가 지원받고 있는 혜택이 없다며 더 많은 지원을 해달라고 억지 부린 것. 급기야 남구청까지 찾아와 고성과 욕설, 협박을 일삼으면서 A씨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광산구 공무원 C씨는 한동안 불안 증세를 겪었다. 민원인 D씨가 반복적으로 부과 대상이 아닌 주·정차 차량을 신고 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았다고 항의한 탓. 심지어 이 민원인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감사를 의뢰했다. 잘못하지 않은 일에 사실관계확인서까지 썼던 C씨는 "본의 아니게 죄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고 자신감도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민원 담당 공무원이 민원인에게 매 맞고 협박에 무고까지 당하는 일이 광주지역에서만 한해에 수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을 상대하는 공무원들을 보호할 실질적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등일보가 4일 지난해 광주시청과 자치구청(동구 제외)의 '민원실 및 대민부서 민원인 위법행위 현황' 자료를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총 2천666건의 위법행위가 나타났다. 악성 민원인들은 폭언·욕설, 폭행부터 성희롱, 협박, 주취소란 등 다양한 위법행위를 했다.

폭언·욕설이 가장 많았는데 2천243건에 달했다. 위협·협박(306건)이나 주취소란(술 먹고 행패·59건) 등도 많았다. 공무원을 무고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도 18건에 달했고 폭행·폭력(6건)과 성희롱(1건)도 있었다. 특히 이러한 위법행위를 반복적으로 일삼는 행위도 167건 조사됐다.

특히 복지수요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민원인과 접촉할 일이 많아짐에 따라 공무원이 위법행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더욱 커진 상태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등에서 일하는 민원 담당 공무원이 폭언·폭행 당한 사례는 4만6천79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19.7%에 증가했다. 사회복지 공무원 연간 피해 사례도 지난 2018년 한해에만 15만2천여건이 발생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민원실 등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 추진계획'을 마련했으나 CCTV와 비상벨 설치 등의 조치에 그치고 있다. 실제 일어나는 폭언이나 억지 민원 등을 막기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악성 민원에도 친절을 강요하는 공직사회 분위기와 민원인들과 마찰로 자칫 일이 커질 경우 인사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직자들을 힘들게 한다.

한 민원담당 공무원은 "대부분 악성 민원이 법적으로 처벌하기 모호할 뿐더러 상사를 호출하거나 홈페이지에 올리면 더 복잡해져 참을 수밖에 없다"면서 "근절할 수 있는 강력한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을)은 최근 민원 담당 공무원의 보호조치를 임용권자가 의무적으로 마련하도록 하는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피해발생 우려가 있을 땐 업무를 일시 중단해 공무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삼섭기자 seobi@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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