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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는 빨간 신호등②] '차보다 생명·사람 우선' 거리는 변화 바람

입력 2021.07.28. 11:56
자동차 중심 교통체계, 보행대책은 일회성
사업 많은데 효과 없어 목표 명확해야 성과
새 위험요인 공유 이동수단 사고 대응해야
광주 서구 금호동 IBK기업은행 사거리에 조성된 전동킥보드 주차구역 모습. 광주시는 최근 서구 관내 7곳에 전용 공간을 조성했다.
[보행자는 빨간 신호등 ②현장중심 정책 체감도 업]

보행하기 좋은 도시 구현을 위해 가장 시급한 요소는 바로 자동차 중심의 도심 교통체계 대변화다. 보행안전, 보행환경 개선을 목표로 시행된 수많은 대책이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차 중심 일색의 정책 기조를 버리지 못해서다. 지난해 '가장 안전해야 할'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의 어린이 사망사고 역시 이러한 배경이 원인이 됐다.

광주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하루 평균 20건 이상. 사망자도 연간 60여명(2020년 기준)에 달한다. 6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가장 높은데, 특히 보행 중 그것도 도로를 횡단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으로 절대 보호가 필요한 12세 이하 어린이 관련 사고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사흘에 한 명꼴로 부상자가 확인되고 있다.

'사람존중 생명존중'을 기치로 내건 광주시가 보행권 증진에 방점을 찍은 안전정책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목표는 스쿨존과 보행중 교통사고 건수·사망자 30% 감축. 연령과 유형, 시간, 가해요인 등 맞춤 전략으로 사람안전·보행자 중심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 보행 중 사고 연간 1천500건… '킥라니' 증가세

도심화로 인한 차량 증가, 이에 따른 사고 발생은 필연적이라지만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과 보도를 이용하는 보행자간 사고가 적잖게 발생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는 않다. 더욱이 최근 보행권을 침해하는 새로운 요소가 등장하면서 대응체계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실제로 지난 5년(2015~2019년)간 광주에서는 차 대 사람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들은 모두 237명에 달한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423명)의 절반을 훌쩍 넘기는 수치다. 차 대 차 사망률(35.2%·149명)보다는 10% 이상, 차량단독(8.7%·37명) 사망자수와 비교하면 6배나 많은 수준이다.

원인은 무엇일까? 보행 사고의 2건 중 1건은 보행자가 도로를 횡단하는 중에 발생하고 있다. 2019년만 놓고 보면 지역에서 발생한 1천496건(34명 사망)의 보행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횡단 중(613건·40%)'이었다. 횡단보도는 물론 무단횡단까지를 포함한 것이지만 사망자가 19명에 달하는 점은 보행권 침해가 심각한 수준임을 방증하는 수치다.

차도 통행 중(54건·3명 사망), 차도 가장자리 통행 중(42건·사망자 없음) 사고보다도 압도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도를 걷던 중 침범한 차량에 의한 사망(42건·2명) 수치도 보행환경 개선이 왜 시급한 과제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여기에 이륜차, 원동기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보행권을 침해하는 새로운 가해요소에 의한 사고도 연간 700여건씩 발생하고 있다. 광주에서 이틀에 한 번꼴로 보행자가 신규 이동수단에 의해 사고를 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 효과없는 단속 대신 바른문화 양산

이처럼 시민들의 보행권은 전동킥보드, 공유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장치 공유서비스업체 활성화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광주에도 지난해에만 수 곳의 업체가 본격 진출하면서 최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자체가 이를 규제 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등은 전무한 상황.

보행자의 안전은 확보하면서, 개인형 이동장치가 가지는 문제점을 일부라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광주시는 4곳의 업체와 주·정차 방침(가이드라인)을 세웠다.

최근에는 치평·쌍촌·금호·풍암동 등 GPS 분석을 통해 무단 방치 또는 반납이 잦았던 7개 지역에 개인형 이동장치 전용 주차공간도 조성했다. 이용 완료 후 무질서하게 보도를 점령하고 있던 기기를 특정 장소에 세워두면 혜택을,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용 제한 등의 조치가 내려진다.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기기 관련 민원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업체별 상담전화 또는 QR코드를 기기에 표기하도록 하는 방침도 추진 중이다. 향후 안전 대책, 보험상품 개발 등 정책 수립 등 협업도 하기로 했다.

새롭게 떠오른 사회적 가해요인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 방안 차원이라는 것이 광주시의 설명이다. 더욱이 편의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률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막무가내식 단속 등에 인적·물적 자원을 소모하기 보다는 오히려 양산해 바른 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효과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광주형 스쿨존 혁신모델 개발·보급 ▲보행자 중심 교통신호 운영 ▲교차로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심야·새벽시간대 점멸신호 확대 등 연령, 유형, 시간에 따른 종합 보행안전 전략으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박남언 광주시 교통건설국장은 "도심 도로교통시스템이 사람안전·보행자 중심으로 재편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민들도 선진 보행행태 생활화로 힘을 모아주시라"고 당부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운전자도 보행자도 딱 한 발씩만 배려"

임찬혁 광주시 교통정책과장

임찬혁 광주시 교통정책과장

"보행안전도시를 위한 혁신, 사실 대단한 건 없습니다. 운전자, 보행자 모두 한 발씩 배려하는 자세면 충분합니다."

광주시 교통정책을 총괄하는 임찬혁 과장은 "그간 보행안전과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이 추진됐지만 개별 사업 위주로 반짝 추진되는데 그친 탓에 효과가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면서 "사람존중, 생명존중, 보행안전 선도도시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혁신 종합대책을 마련, 실효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지역민들도 선진의식으로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매년 정부 부처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통문화지수 평가 결과 광주는 2019년 전국 1위에 이어 지난해에는 전국 3위를 차지하는 등 전국 최상위권에 속한다.

교통안전 전문성, 예산 확보, 정책 이행 정도 등 지자체의 교통안전 행보는 물론 지역민들의 교통안전문화 수준도 상당히 높다는 해석이다.

음주운전 문제성과 같은 의식적인 측면에서는 물론 방향 지시등 점등율,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 등 실제 운전 습관도 개선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문제는 보행행태. 횡단보도 준수율과 횡단중 스마트폰 기기 사용률, 무단횡단 빈도 등 지역 보행자의 행태 평가 점수는 아쉬운 상황이다. 시민의식 개선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임찬혁 과장은 "광주의 교통문화지수가 매년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다소 아쉬운 보행문화 의식만 향상된다면 실질 체감도 높은 보행 안전 도시가 될 것"이라며 "운전자도 보행자도 서로의 안전을 의식하는 자세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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